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두 번째로 많이 하는 질문은 '주식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다(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지금 어느 주식을 사야 하는가'이다). 주식투자뿐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 '고수'가 되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은 이미 '고수'가 된 사람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축구 꿈나무라면 차범근 감독이나 박지성 선수 같은 대선수들의 훈련법을 따라 하고, 바둑 실력을 키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창호 국수의 대국 기보를 모아 공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주식투자 역시 크게 다르지 않는다. 우리가 본받을 대가들의 사례는 매우 많다. 워런 버핏이나 벤저민 그레이엄 같이 기업의 가치를 정교하게 분석하는 투자기법, 소로스나 제시 리버모어처럼 날카로운 직관으로 거시경제나 주가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투자기법 등 방법은 매우 많다.
투자의 길을 찾으려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느 특정 방법을 무조건 추종하는 것보다는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 방식을 찾아 그 방식의 원칙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주식투자에 절대적인 왕도는 존재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잘 맞는 방법이 최고의 투자기법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투자기법이라도 본인에게 맞지 않아 원칙을 지킬 수 없다면 투자자에게 독이 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 인삼과 녹용이 최고의 약재라 하더라도 체질에 맞지 않는 환자에게는 처방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주가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능력이 남보다 탁월한 투자가라면 굳이 기업의 가치분석에 매달려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많은 주가 차트를 분석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또한 거시경제 분석능력이 탁월한 투자자라면 개별 기업의 가치나 주가 차트는 무시하고 전체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여 투자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방법론은 모두 다르지만 대가들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투자방법을 찾아 철저하게 원칙을 고수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즉, 투자의 왕도를 찾기 위해 헤매는 것보다는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모두에게는 자기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 투자방식이 있으며 피터 린치의 투자기법은 그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서 린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좋지만 기업을 스스로 발굴하여 주식에 직접 투자하라고 자주 언급한다. 그리고 불합리한 평가와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전문투자자보다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투자자는 투자대상에 삼성전자를 반드시 포함시킬 필요가 없으며 시장이 50% 상승했는데 펀드수익률이 30%로 '부진한' 이유에 대해 장문의 보고서를 작성하여 상사에게 제출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점에서 개인투자자는 전문투자자보다 훨씬 유연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이러한 강점을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주식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린치가 이 책에서 말한 것과 같이 조사 없이 하는 투자는 패를 보지 않고 벌이는 포커와 같다. 돈을 허공에 뿌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많은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이 전문투자자보다 부진한 이유는 정보력의 차이도 있지만 그보다는 주식연구에 쏟는 노력의 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불합리한 평가와 규제에 묶여 있더라도 전문투자자들은 일상의 대부분을 주식연구에 할애할 정도로 많은 노력을 한다. 게으른 천재가 평범한 노력파를 이길 수 없듯 투자환경이 좋다 하더라도 개인이 전문투자자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식으로 하는 주식 투자 (0) | 2020.06.24 |
---|---|
전문가보다 아마추어 투자자가 유리하다 (0) | 2020.06.23 |
욕망, 여성이 원하는 남성 - 욕망의 진화 (0) | 2020.06.10 |
만남에서 결별까지, 우리의 배우자는 누구인가 (0) | 2020.06.09 |
사랑, 진화의 산물 (0) | 2020.06.08 |